우리가 이렇게 삼중으로 받는 압박을 벗어나서 인간다운 세상을 살자면 만인평등의 새 세상을 만들어야 하겠고, 신사회를 건설하자면 사회과학을 연구할 급무가 있지 아니한가.

If we want to escape the triple oppression and live in a more humane world, we must create a new world of equality for all. If we want to build a new society, shouldn’t we urgently study the social sciences?

일본의 한국 식민통치에 반대하는 독립운동은 우리 민족에게 단순한 투쟁의 개념을 넘어, 한 국가의 국민이라는 더욱 더 강한 정체성을 확립해주었고, 인간 본연의 권리에 대한 문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주었습니다.

그러한 가치와 정신에 대한 갈증은 다양한 항일단체들이 만들어진 계기가 되었으며, 학생들이 주도하여 당당하게 권리를 외쳤던 단체들 역시 다양하게 존재하였습니다.

이 중 ‘소녀회’는 광주여자고등보통학교에 재학 중이던 장매성을 중심으로 만들어진 항일 비밀결사 조직입니다. 회장인 장매성은 남학생조직인 ‘성진회’의 회장이었던 친오빠 장재성에게 감회를 받아 평소 민족의식이 높았습니다.

그리하여 친구 박옥련을 포함한 친구들은 이러한 그녀의 진취적이고 비판적인 의식에 찬성하여 이 뜻을 실현시키고자 소녀회를 조직하였습니다.

이들은 매월 1회 토론 연구회를 가졌으며, 사회과학 서적을 사서 읽고 연구하는 등의 연구와 토론을 활발하게 하였습니다. 이들은 “여성을 남성의 압박에서, 조선인을 일본의 압박에서, 무산대중을 자본계급의 압박으로부터 해방시켜야 한다.”는 구체적인 주제를 논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또한 남학생들의 단체와도 교류하는 등 개방적인 태도를 통해 근대 한국 여성지식인의 진취적인 면모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소녀회는 광주학생운동을 조사하는 과정에서 조직의 비밀이 드러나게 되었고, 이로 인해 장매성을 포함한 소녀회의 여학생들은 모두 검거되고 말았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법정에서도 당당하게 독립과 평등사회, 사회과학 연구의 필요성을 외쳤습니다.

어린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독립에 대한 열망과 더불어 인간 본연의 권리에 대한 주장에 앞장섰던 소녀회 회원 장매성, 박옥련, 장경례, 박현숙, 이제 여러분이 21세기 장매성, 박옥련, 장경례, 박현숙이 되어 이들이 꿈꾸었던 대한민국을 완성해 주세요!

*글쓴이: 김무경 청년연구원